(생활경제부 민지혜 기자)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덴마크에서 입었던 옷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. 덴마크 올보로 법원에서 4주 구금 판결을 받기 직전 정씨가 기자들과 인터뷰할 때 입었던 패딩과 스웨트티셔츠 때문입니다.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“명품 브랜드다” “아니다” 갑론을박이 오갔습니다.

결론적으로 티셔츠는 3만원대 유니클로 제품으로 밝혀져 “생각보다 소박(?)하다”는 평가를 받았죠. 검정색 바탕에 금색으로 영화 제목 ‘스타워즈(STARWAS)’가 적힌 이 티셔츠는 지난해 출시된 3만원 중반대 제품으로 알려졌습니다. 또 패딩은 190만원대 노비스 브랜드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“역시 금수저”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노비스측이 “우리 제품이 아니다”고 급히 반박에 나섰습니다. 혹여라도 정씨로 인해 부정적 이미지를 입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었습니다.

캐나다 브랜드 노비스는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‘별에서 온 그대’에서 탤런트 전지현 씨가 입었던 브랜드로 입소문을 타기도 했습니다. 풍성한 털이 모자에 달려있고 심플한 디자인, 은은한 색감 등으로 인기를 끈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입니다. 저렴한 건 100만원대부터 있지만 보통 패딩 한 벌당 200만~300만원대 제품이 주를 이룹니다. 이 때문에 최순실 씨가 신었던 프라다 신발, 토즈 가방처럼 정씨도 명품 브랜드만 착용한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겁니다.

하지만 노비스측이 전면 부인했습니다. “정씨가 체포될 때 입었던 제품은 노비스와 디테일이 많이 다른데 왜 이런 소문이 났는지 모르겠다”고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힌 겁니다. 국정농단 사태로 특검의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혹시라도 부정적 이미지를 덧입을까 걱정하는 태도였습니다. 그도 그럴 것이 예전부터 안 좋은 소식으로 언론에 노출됐던 유명인들이 착용한 패션 아이템은 늘 도마 위에 오르곤 했습니다.

한 패션 브랜드 관계자는 “과거 불법도박을 한 가수 신정환의 모자와 패딩, 학력위조 및 횡령 사건을 일으킨 큐레이터 신정아의 핸드백, 살인범 강호순의 니트, 무기 로비스트 린다 김의 선글라스 등 사회적으로 비판을 받았던 사람들의 패션은 늘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”며 “그 관심은 블레임룩 현상으로 볼 수 있지만 해당 브랜드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”고 말했습니다. 블레임룩이란 사회적으로 논란을 일으킨 사람의 옷이나 액세서리 등이 화제가 되는 사회현상을 말합니다. 주로 비싼 제품들이기 때문에 “저렇게 나쁜 짓을 한 사람이 돈도 헤프게 펑펑 썼다”고 대중들의 비판을 더 거세게 받곤 합니다. 손가락질하고 싶은 대중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이 되는 셈이죠.

해외에서는 패리스 힐튼이 블레임룩의 대표적인 인물입니다. 배우이면서 재벌가 상속녀인 패리스 힐튼은 뭘 입어도 늘 주목받곤 합니다. 자신의 이름을 딴 패션 브랜드도 갖고 있습니다. 음주운전 등 여러 사고를 칠 때마다 패리스 힐튼의 패션은 더 큰 관심을 얻곤 했죠. 한편에서 “노이즈 마케팅 아니냐”는 비판이 나온 이유입니다. 하지만 이번 정씨 사건에서 노비스가 즉각 부정하고 나선 걸 보면 블레임룩이 마케팅 수단이 되는 건 아직 다른 나라 얘기 같습니다.(끝) / spop@hankyung.com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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